프롤로그
스물여섯에 결혼을 하고 30대 중반에 다시 혼자가 되었다. 위자료는커녕 3억 가까운 연대보증 빚까지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 덕분에 20여 년을 무기력증에 짓눌려 살았다. 아까운 청춘을 고스란히 날린 기분이다.
혼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수시로 고향 집에 내려갔다. 반겨줄 엄마가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했다.
내가 마흔 후반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십 년 후 엄마도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돌아가시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이만 먹은 철부지인 나는 두 분께 불효를 저질렀다. 걱정만 끼쳐드리고 잘사는 모습 한번 보여드리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
이제는 부모님 대신 글에 의지하며 오롯이 홀로서기를 한다. 그리고 행복하길 선택하겠다. 부모님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셨으면 좋겠다.
덧붙여, 무겁게 짓누르는 마음의 굴레를 벗고자 이 글을 쓴다.
어린 시절 밴드부에서 활동한 걸 계기로 음악을 좋아했다. 젊은 시절엔 피아노에 빠져 살았다. 50세까지 피아노학원, 평생교육원 피아노 강사를 했다. 50대에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월간지, 문체부, 관악구, 다문화 신문 등 기자단을 경험했다.
60 들어설 무렵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환갑엔 유튜브 잔치>라는 책도 썼다.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나를 다독이는 위로와 함께. 나 자신에게 주는 환갑 선물이다.
60 이후의 삶은 글 쓰며 살기로 했다. 글을 쓰며 비로소 나를 알아가고 있다. 또한, 나의 경험이 타인을 돕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에 공감하고, 위안이 된다면 큰 보람이겠다.